전 세계 로봇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긴장된 마음으로 이력서를 최신화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앤스로픽(Anthropic)**이 자사의 최신 AI 모델인 **클로드 Opus 4.7(Claude Opus 4.7)**이 물리적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데 있어 인간 팀보다 무려 38배나 빠르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앤스로픽의 ‘프로젝트 페치(Project Fetch)’ 2단계 연구에 따르면, 이 AI 모델은 일련의 복잡한 로봇 수행 과제를 단 9분 35초 만에 자율적으로 완수했습니다. 반면, 동일한 작업을 수행한 인간 팀(AI 도움 없음)은 361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선 ‘퀀텀 점프’라 할 수 있습니다. 불과 10개월 전인 2025년 8월, 앤스로픽이 진행한 1단계 실험 당시만 해도 당시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Opus 4.1은 4족 보행 로봇(로봇 개)에 접속하는 첫 단계부터 실패했습니다. 당시 클로드의 도움을 받은 인간 팀은 과제 완수에 181분이 걸렸고, 도움을 받지 않은 팀은 6시간 넘게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Opus 4.7은 접속에 성공한 것은 물론, 1차 실험 당시 AI의 보조를 받았던 인간들보다도 19배나 빠른 속도로 전체 워크플로우를 끝마쳤습니다.

이번에 부여된 과제들은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로봇의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에 접속하고, 이동 경로를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며,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을 활용해 비치볼을 탐지하는 과정이 포함되었습니다. 인간 연구자가 한 일이라고는 노트북을 연결하고 초기 프롬프트를 입력한 뒤, AI의 행동을 승인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적절한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찾아내고 코드를 작성 및 실행하는 나머지 모든 과정은 AI가 스스로 처리했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앤스로픽이 밝힌 가장 놀라운 점은 이러한 압도적인 성능 향상이 ‘로봇 공학 특화 훈련’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신, 이는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기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인 ‘AI 스케일링(Scaling)’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창발적 능력(Emergent capability)**입니다. 이는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이 똑똑해질수록,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이를 프로그래밍하는 능력 또한 본질적으로 강화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기술적인 핵심은 앤스로픽이 **‘에이전틱 루프(Agentic loop)’**라고 부르는 구조에 있습니다. 모델이 상황(Context)을 파악하고, 행동(코드 작성 등)을 취한 뒤, 그 결과를 검증하고 다시 다음 단계를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Opus 4.7은 ‘최대 성능의 적응형 사고(Adaptive thinking at maximum effort)’ 모드로 작동했는데, 이는 모델이 개별 단계 사이사이에서 추론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교차 추론’ 덕분에 AI는 센서 연결 실패와 같은 오류를 발견했을 때, 인간의 디버깅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다음 명령을 수정하여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앤스로픽은 이 모델이 아직 미세한 운동 정밀도가 필요한 작업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로봇을 구동시키기 위한 진입 장벽은 이미 허물어졌습니다. 이제 로봇 산업의 병목 현상은 하드웨어 제작이 아니라, ‘누가, 혹은 무엇이 더 빠르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가’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현재로선 실리콘(AI) 쪽의 승률이 압도적으로 높아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