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거실을 로봇 집사가 척척 정리해 주는 풍경,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이 미래가 중국에서 꽤나 묘하고도 실용적인 방식으로 현실이 됐습니다. 선전(Shenzhen) 기반의 로봇 스타트업 X Square Robot이 바퀴 달린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사 청소 서비스라는 ‘야생’에 투입한 것인데요. 그런데 이 로봇, 혼자 오는 게 아닙니다.
현재 선전과 베이징에서는 약 149위안(한화 약 2만 8천 원)이면 로봇 청소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로봇이 전문 인간 청소 매니저와 ‘2인 1조’ 팀을 이뤄 방문한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의 이커머스 거물 58.com과 손잡고 출시한 이 서비스는 이미 몇 주 치 예약이 꽉 찼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역할 분담은 확실합니다. 이 회사의 Quanta X2 모델로 추정되는 로봇은 신발 정리, 테이블 치우기, 쓰레기 줍기 같은 단순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일을 맡습니다. 반면 인간 파트너는 로봇의 손길이 닿기 어렵거나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한 주방 및 화장실 딥클리닝을 책임집니다. X Square 측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로봇이 아직은 움직임이 느리고 머뭇거리거나, 때로는 엉성해 보일 수 있다"며 기술적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본질은 단순히 바닥을 닦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이는 ‘물리적 지능(Embodied AI)‘을 학습시키기 위한 영리하고 거대한 규모의 실전 데이터 실험입니다. 지난 2026년 4월 23일 열린 ‘Born to Bot, Bot to Family’ 행사에서, X Square는 35일 안에 로봇을 실제 가정집에 입성시키겠다는 호기로운 약속을 했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셈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X Square의 WALL 시리즈 파운데이션 모델에 예측 불가능한 실제 가정 환경의 데이터를 주입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범용 로봇(General-purpose robots)이 정복해야 할 최후의 개척지인 ‘가정’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죠.
이게 왜 중요한가?
경쟁사들이 통제된 실험실 안에서 화려하지만 깨지기 쉬운 데모 영상을 찍는 데 열중할 때, X Square는 로봇을 야생으로 던져 넣었습니다. 심지어 고객에게 돈까지 받아 가면서 말이죠. ‘인간 협업(Human-in-the-loop)’ 모델은 현재 로봇 공학이 마주한 신뢰성 격차를 우아하게 우회하는 전략입니다. 99% 자율 주행 로봇이 완성될 때까지 수년을 기다리는 대신, 당장 70%의 성능을 가진 로봇을 실전에 배치한 것입니다.
기존 청소 서비스와 동일한 요금을 책정함으로써, X Square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양한 가구 구조에서 엄청난 양의 학습 데이터를 긁어모으고, 대중에게 ‘집 안에 로봇이 있는 풍경’을 익숙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는 말만 무성했던 기술을 상용화하는 방식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고 실용적인 접근입니다. 가사 로봇의 미래는 당분간 로봇과 인간의 ‘태그팀’ 매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