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다리가 바닥을 치는 소리와 서보 모터의 윙윙거리는 소음이 가득한 휴머노이드 레이스에서, Unitree Robotics가 다시 한번 선두 그룹을 향해 거침없이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이 회사가 최근 공개한 G1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연 영상은 단순히 미리 저장된 동작을 재생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음성 명령을 듣고 실시간으로 적절한 행동을 생성해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특히 유니트리는 이 영상이 단 한 번의 편집도 없는 ‘원테이크’로 촬영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는 화려하게 포장된 홍보용 영상이 판치는 로봇 업계에 던지는 꽤 묵직한 한 방입니다.
영상 속 G1은 “멋진 춤을 보여줘” 같은 가벼운 요청부터 “나 좀 우울한데, 위로해 줄래?“라는 다소 감성적인 요구까지 척척 수행합니다. 각 동작을 시작하기 전, 로봇은 “잠시만요, 생각 중이에요(Please wait a moment, I’m thinking)“라고 말합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연산을 처리하는 시간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대목인 동시에, 월요일 아침 우리 모두가 느끼는 감정을 대변하는 듯해 묘한 동질감마저 자아냅니다. 유니트리는 실시간 AI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간의 지연 시간’과 ‘다소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같은 현재의 한계를 숨기지 않고 담백하게 인정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장기자랑이 아닙니다. ‘휴머노이드 AI 에이전트’라는 타이틀을 단 G1은 조립 라인의 단순 반복 노동자를 넘어선 새로운 로봇의 물결을 상징합니다. 대규모 AI 모델(Large-scale AI models)을 통합함으로써, 이 기계들은 세상을 범용적으로 지각하고 이해하며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정 위치의 볼트만 조일 줄 아는 로봇과 “저기 있는 렌치 좀 가져다줘"라는 말을 알아듣는 로봇의 차이라고 할까요.
이것이 왜 중요한가?
유니트리의 이번 시연은 로봇 산업의 중심축이 딱딱하게 프로그래밍된 하드웨어에서 유연한 AI 기반의 ‘물리적 에이전트(Embodied Agents)‘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Figure AI나 Tesla 같은 거물들이 이 난제를 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가운데, 유니트리는 특유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G1 에이전트 모델의 가격은 약 **1만 6,000달러(한화 약 2,200만 원)**로 책정되었는데, 이는 다른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 가격은 중국 내수 시장 기준일 가능성이 높고, 해외 고객들에게는 더 높은 가격표가 붙겠지만 여전히 파격적입니다. 하드웨어의 문턱을 낮춤으로써 유니트리는 더 많은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이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은 당장 완벽하게 매끄러운 동작을 보여주는 로봇은 아닐지라도, 훨씬 더 흥미로운 무언가가 될 것입니다. 조금은 느릿하고 어설프더라도,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워나가는 ‘저렴하고 생각하는 기계’의 등장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