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미디어 랩(MIT Media Lab) 연구진이 기존의 육중한 모터를 구석기 시대의 유물로 만들어버릴 새로운 차원의 인공 근육 섬유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끄는 수석 연구원 Ozgun Kilic Afsar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이 ‘전기유체 섬유 근육(electrofluidic fiber muscles)‘의 작동 원리를 상세히 공개했는데요. 놀랍게도 단 16g에 불과한 근육 다발이 자기 무게의 250배가 넘는 4kg의 무게를 거뜬히 들어 올리는 괴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학술지 Science Robotics에 게재된 이 획기적인 기술은 거추장스러운 모터나 시끄러운 컴프레서, 외부 펌프를 과감히 걷어냈습니다. 대신 이쑤시개보다 약간 더 굵은 가느다란 가닥 안에 시스템 전체를 집어넣은, 그야말로 조용하고 독립적인 ‘섬유형 구동기’를 완성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로봇 공학은 전자기 모터라는 ‘거인’의 지배 아래 있었습니다. 강력하긴 하지만, 모터나 기어박스 하나만 고장 나도 로봇의 관절 전체가 마비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죠. Afsar 연구원은 이 새로운 섬유가 생물학적 근육의 계층적이고 분산된 구조를 그대로 모방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 몸의 이두박근처럼, 몇 가닥의 섬유가 손상되더라도 시스템 전체가 멈추는 대신 성능이 서서히 줄어들며 버티는 ‘우아한 퇴보(graceful degradation)‘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 기술의 핵심인 ‘비밀 병기’는 섬유 내부에 직접 통합된 초소형 전기유체역학(EHD) 펌프입니다. 움직이는 부품 하나 없이 오직 전기장만을 이용해 액체를 이동시키고 압력을 생성하는 혁신적인 방식입니다.
저희는 이전에 이 놀라운 기술이 내구성이 뛰어나고 심지어 세탁까지 가능한 로봇 텍스타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 다룬 바 있습니다. 더 자세한 배경 이야기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탁 가능한 인공 근육 섬유, 자기 무게 200배를 들어올리다 . Afsar와의 최신 인터뷰는 딱딱한 관절 중심의 구동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로봇공학의 철학적 변화와 메커니즘을 더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Science Robotics 논문 읽기.
왜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할까요?
이것은 단순히 더 힘세고 조용한 로봇을 만드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로봇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본 문법’ 자체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엔지니어들은 딱딱한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투박한 모터를 볼트로 조이는 대신, 로봇의 구조체 자체에 동력과 움직임을 직접 ‘직조’해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과 상호작용하기에 훨씬 안전하고 부드러운 소프트 로봇은 물론, 실제 신체처럼 느껴지는 진보된 의수나 입는 로봇(exoskeleton)의 시대를 앞당길 것입니다. 복잡한 로봇 신체를 통째로 짜내는 Allonics의 미래형 제조 기법과 이 기술이 결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Allonic의 100억 원대 승부수: 근육처럼 직조되는 로봇의 몸 . 로봇의 몸체와 근육이 하나로 통합되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유연하고 조용하게 움직이는 미래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