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로봇에게 빨래를 개거나 커피를 내리는 법을 가르치느라 여념이 없을 때,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Foundation Robotics는 전혀 다른, 어쩌면 훨씬 더 서늘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창업자 Sankaet Pathak은 자사의 휴머노이드 Phantom을 국방용으로 개발 중이며,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과 연계된 시범 운영까지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가사 도우미 수준에 머물러 있던 휴머노이드의 미래상을 ‘병사’라는 냉혹한 현실로 끌어내린 파격적인 행보입니다.
Sankaet Pathak의 철학은 경쟁사들이 매달리는 ‘동반자 로봇(companion bot)’ 트렌드를 정면으로 거부합니다. 그의 목표는 가혹한 환경을 견디고, 핵심 인프라를 건설하며, 난이도 높은 국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일종의 ‘슈퍼히어로’ 로봇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는 Foundation Robotics의 사업 비중이 상업용과 국방용으로 정확히 절반씩 나뉘어 있으며, 특히 물류, 정찰, 보급품 회수 등의 유스케이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두 대의 Phantom MK-1 유닛이 최전방 정찰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로 보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 회사의 접근 방식은 극강의 하드웨어 내구성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Sankaet Pathak은 로봇이 시각적 입력 없이 오직 전신 제어기(whole-body controller)에만 의존해 걷는 ‘블라인드’ 테스트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는 마치 인간의 척수 반사처럼 로봇이 외부 충격이나 험지에서도 스스로 균형을 잡게 하기 위함입니다. 전장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실전 환경에서 로봇이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본능을 심어주는 셈입니다.
이 소식이 왜 중요한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노골적으로 군사적 활용을 천명한 것은 업계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합니다. 현대전에서 무인 지상 차량(UGV)이나 드론(UAV)은 이미 흔한 풍경이 되었지만, 인간의 형상을 한 이족 보행 로봇의 전장 투입은 차원이 다른 윤리적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드론이 접근할 수 없는 험지에서의 병참 지원이나 정찰 업무는, 인간의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위험한 곳에서 휴머노이드의 비싼 몸값을 정당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Foundation Robotics의 행보는 미래 로봇 공학의 정점이 안락한 거실이 아니라, 인프라 붕괴와 국방이라는 극단적인 생존의 현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